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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랑사] 모태기독교인의 템플스테이 후기

불교문화는 모든 게 처음인 모태 기독교인의 템플스테이 후기입니다. 

현재는 무교이며 최근 불교에 관심이 생겨 템플스테이를 오게 되었습니다.

불교용어 선택에 오류가 있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템플 소개]

 

영랑사는 충남 당진에 있는 절입니다. 

 

 

 

충남 당진시 고대면 진관로 142-52 (우) 31793

https://place.map.kakao.com/26646937

 

영랑사 템플스테이

충남 당진시 고대면 진관로 142-52 (고대면 진관리 529)

place.map.kakao.com

깊은 산속이 아니라 마을 바로 뒤에 위치해 자동차로 가기 매우 쉬웠습니다.

게다가 주차장도 엄청 넓습니다.

 


[숙소]

 

1인 1실. 게스트하우스급의 좋은 숙소였습니다.

에어컨과 선풍기, 작은 책상, 침상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각 방이 손님이 묵는 방

 

방에는 화장실과 샤워실이 갖춰져 있습니다. 온수도 철철 잘 나옵니다.

 

이쯤 되면 템플인가 게스트하우스인가 헷갈립니다. 그 정도로 숙소 시설이 정말 좋았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 한 가지!

벌레가 많습니다.

6월인 지금은 노랑이라 불리는 지네 같은 벌레, 모기, 하루살이들이 수시로 드나듭니다.
방충망을 꼭 닫아야 합니다. 닫아도 들어와요.

템플스테이 기간 동안은 벌레도 살생하지 않아야 하기에 죽이지 않고 밖으로 잘 내보내 주었습니다.


[스테이 첫째 날]

 

이 날은 특별한 행사가 있어 템플스테이 일정이 없었습니다.

홈페이지에 나온 일정과 완전 다른 체험을 하였습니다.

 

3시에 도착, 방배정

템플스테이 복장으로 갈아입습니다.

옷과 조끼를 주는데, 일상 활동 때 입고 활동합니다. 

저는 잘 때 빼고 계속 입고 있었습니다. 정말 정말 정말 편합니다.

 

오자마자 휴식입니다.

자유롭게 휴식하다 6시 30분 저녁 공양하시면 된다 합니다.

그리고 마침 오늘 9시부터 새벽 3시까지 무언가를 한다고 했습니다. 철야기도라고 하십니다.

교회의 철야예배 같은 걸까? 시끄러울까? 중얼중얼 염불 외는 걸까? 물음표 투성이었습니다.

 

저를 살펴주시던 보살님께서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운이 좋다고 하셨습니다.

역시 운이 좋은가 봅니다!

 

자유시간. 오예!

숙소에서 잤습니다.

오전에 운동과 초행길 운전으로 피곤했던 터라 그야말로 휴식이 필요했는데

당당하게 휴식을 했습니다. 꿀잠!!

 

5시 산책

절 바로 앞에 '삼선산'이 있습니다.

산 너머에는 '삼선산 수목원'이 있습니다. 꼭 가보셔야 합니다!

주의!  삼선산 수목원으로 가는 등산코스 초입이 매우 가파릅니다.

등산화가 있다면 별도로 챙겨 오시길 추천합니다.

발목이 약한 저에겐 정말 유용했습니다.

평지같지만 매우 가파른 내리막길.
위에서 본 삼선산수목원

 

6시 30분 저녁 공양!

코로나 19로 인해 임시로 천막을 만든 곳에서 식사를 합니다.

 

큰 냉면그릇에 밥과 반찬을 같이 담습니다.

TV에서 공양하는 모습처럼 동그랗게 모여 가부좌로 먹는 모습을 상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편하게 식당처럼 먹으면 됩니다.

 

 

여전히 모든 게 조심스러웠습니다.

소리 날까 봐 조심조심, 음식 남길까 봐 청국장 콩 하나도 다 씹어먹었습니다.

반찬도 밥도 국도 자극적이지 않은데 은은한 단맛이 나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먹은 그릇은 스스로 설거지합니다.

기름기가 없기 때문에 물로만 했습니다.

남은 음식도 없으니 쓰레기도 없습니다.

 

9시 철야정진

철야정진은 밤 9시부터 새벽 3시까지 기도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템플스테이에 낮 일정이 없었던 이유는 바로 이 날이 '철야정진'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코로나 19 이후 몇 달만에 처음 하는 날이라 더 의미가 있었습니다.

 

신묘장구대다라니경

염불을 외웁니다. 불경을 몇 시간째 반복했습니다.

전혀 뜻을 모르겠습니다.

인도에서 온듯한 범어를 한자로, 다시 한글로 바꾼 음절을 그대로 읊는 것인데,

저 빼고 모두가 이 긴 말을 외우고 있습니다.

 

혼자 멀뚱멀뚱 있었는데 스님이 불경 집을 주셨고 그제야 더듬더듬 따라 했습니다.

뜻도 모르는 이 음절들을 몇 번이고 반복하니 익숙해졌습니다.

말하면서 명상하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해석을 찾아보니 신에 대한 찬양이라고 합니다. 

끝없이 반복하는 것은 이 말이 산이 듣고,

새가 들어 널리 널리 퍼지라는 뜻이 아닐까요?

신묘장구대다라니경 해석 블로그 링크
https://kydong77.tistory.com/11384

밤에 불빛을 보고 들어온 벌레들이 많았습니다.

벌레 때문에 몇몇 분들이 힘들어하자 스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벌레도 말씀 들으러 찾아왔나 봅니다.

우리도 전생에 벌레였다가 이번 생에 인간으로 태어난 것임을 잊지 마세요.

벌레와 함께 불경을 들읍시다.'

 

 

밤 12시 죽 공양

간식타임입니다.

밤에 먹는 게 부담스러워 먹지 않으려 했는데 궁금한 마음에 기웃기웃!

잣죽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른 분들이 가져오신 도넛, 떡, 감자, 토마토 등 진수성찬이었습니다.

잣죽이라니! 이렇게 귀한 음식을 먹다니! 고소하고 은은한 단맛이 돌아 싹싹 긁어먹었습니다.

감자는 당진의 특산물인데 방금 찐 따뜻한 감자는 달고 부드러웠습니다.

다 먹고 나 가는 길에 어떤 보살님이 또 하나 건네주셔서 하나 더 먹었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먹을 수 없을 것 같은 맛이었어요!

 

템플스테이 오면 채식, 소식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맛있게 먹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결국 철야는 죽 공양 이후 새벽 1시 30분까지 함께하다가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둘째 날

 

8시 30분 아침 공양

어제 철야정진이 있었기에 아침 공양도 늦게 시작합니다.

어라! 도착했지만 아무도 없습니다. 모두 어제 정진으로 피곤하셨나 봅니다.

 

두부조림에서 복숭아 맛이 났습니다. 모든 반찬이 다 맛있습니다.

어제 더 먹고 싶었던 죽도 남아있어서 퍼먹었습니다. 식어도 맛있었습니다.

 

9시 30분 등산

오늘은 삼선산과 삼선산 수목원까지 갔습니다.

완벽한 날씨였습니다. 바람은 솔솔 불고 해는 적당히 가려져 있었습니다.

명상 어플 '마보'를 들으며 걸었는데 이보다 완벽한 치유의 순간이 있을까요?

등산 중간에 깨달았습니다.

 

'템플스테이의 목적인 힐링을 완전히 이루었다. 이 순간 이후는 보너스 힐링!'

노래방에서 시간 다 채우고 받는 보너스처럼, 나머지 시간은 넘치는 힐링을 하였습니다.

 

 

11시 법회

돌아오니 법회가 한창이었습니다.

절도 교회처럼 일요일 오전에 법회를 하는구나!

사람들이 넓게 넓게 앉아 스님 말씀을 듣고 있었습니다. 

절의 문을 다 뜯어내고 앞마당까지 의자를 설치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스님의 말씀은 단순하지만 긴 여운이 남았습니다.

 

'내가 가장 중요하다. 남에게 나를 맡기지 말라'

'술, 잡담, 게임에 의존하지 말아라, 특히 슬픔과 절망에 날 던지지 말아라'

'가장 나쁜 것은 미워하는 마음이다. 미워하지 말아라'

'내가 행복해야 내 주변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

'나를 사랑하라'

 

최근 유행하는 말 Love yourself를 법당에서 듣게 되는구나!

어쩌면 불교 교리가 지금 트렌드인가 봅니다.

그리고 저에게 필요한 말이기도 하고요.

슬픔과 정말에 날 던지지 말라는 말씀이 크게 와 닿았습니다.

 

12시 피자 공양

피자라니!!

 

 

예상치 못한 배달음식에 놀랐지만 역시나 피자는 옳았습니다.

템플스테이에서 피자까지 먹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저를 살펴주신 보살님께서 역시 제가 운이 좋다며 덩달아 좋아해 주셨습니다.

 

설교하셨던 스님은 피자 먹는 저를 보며 하루 더 있다 가라고 스치듯 말하셨지만

속으로 대답했습니다.

진짜 더 있다 가면 어쩌시려고요?!

내일 출근만 아니면 진짜 계속 계속 있고 싶어요! 라구요.

 

 

13시 회향

바람이 세게 불어 풍경소리가 크게 들렸고

제 마음도 맑은 푸른빛이 되었습니다.

이 기분을 오래 기억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따금씩 동네 근처 절을 찾아가 머물러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바람 많이 부는 날 풍경소리 들으며 앉아있는 것

근처에 산 한 바퀴 돌며 땀 흘리는 것!

 

이젠 스스로 힐링을 찾아 떠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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